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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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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란 무엇인가 - 마이클 샌델 지음, 이창신 옮김/김영사 정의론에 대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해준 책이다. 비록 그렇게 깊은 내용은 담겨있지 않지만, 정의론에 대해 개괄적으로나마 알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크게 공리주의, 자유주의, 공동체주의의 세 가지 이론을 소개하고 있다. 정의론의 구체적인 주장과 근거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에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판단은 나중으로 미루어야겠다. 하지만 읽다가 든 생각이 몇 가지 있는데, 먼저 가언합의와 차등원칙을 주장한 이마누엘 칸트와 존 롤스의 사상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평소에 누진세와 같이 부자들에게 불리한 법안들에 대해 감정적으로는 동의했지만 이성적으로는 정당화하기 힘들었는데, 차등원칙은 그것을 훌륭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읽다가 보니 내가 기존에 갖고 있었던 생각이 바뀐 적도 몇 번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사회적 배려대상자 제도에 대한 것인데, 평소에 그 제도가 학교에서 추구하고 있는 목적(책에서는 ‘텔로스’라고 표현한다)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제도가 왜 정당한지에 대한 설명을 보면서 생각을 바꾸었다. 입학 허가는 학생의 능력이나 미덕을 포상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이 정한 사회적 목적에 부합했을 때 주어지는 것이라는 게 주된 내용인데, 자세한 것은 책을 읽어보시길..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공동체주의에는 좀 거부감이 들었다. 그는 공동체에 대한 의무를 강조했는데 그가 든 예시들은 대부분 의무가 아닌 감정이나 합의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특별히 자국의 가난한 국민들에게 국가적으로 도움을 주는 일을 공동체에 대한 의무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국가와 시행한 암묵적인 계약에 의한 것이 아닐까 싶다. ( 국가와 국민에 대한 나의 생각 참고) 하지만 역시 내가 공동체주의가 주장하는 것이 무엇이고 어떤 근거를 들고 있는지 자세하게...

우리들의 이야기 ; 과학의 경이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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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머리 위에 있는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존재하고 있는 공간인) 우주를 보자. 먼저 우리에게 빛을 밝혀주고 있는 태양이 보인다. 조금 더 가면 새빨간 화성, 거대한 돌덩어리같은 소행성들, 커다란 소용돌이가 있는 목성, 아름다운 고리가 있는 토성, 푸르른 천왕성과 해왕성이 차례로 보인다. 좀 더 가면 우리은하의 다른 별들이 보인다. 마침내 우리 은하가 한 눈에 들어오게 된다. 더 가다 보면 엄청나게 큰 붉은 별이 불꽃을 내뿜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 숟가락 부피의 질량이 수만톤에 달하는 작은 중성자별도 있고 주위의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도 있다. 더 멀리 가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돌고 있는 별을 만날 수 있다. 이번에는 아래쪽으로 눈을 돌려보자. 처음에는 딱딱한 암석이 보일 것이다. 좀 더 들어가면 조금 녹은 바위들이 아주 느리게 흘러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고체 형식으로 존재하며 엄청난 압력이 누르고 있다. 더 들어가면 좀 더 녹아 무척 뜨거운 마그마가 있다. 이런 마그마의 바다를 지나면 무척 딱딱하고 거대한 돌 덩어리를 만나게 된다. 또다른 좌표축인 시간을 보자. 우리가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수년, 수십년이 아닌 수백만년, 수천만년, 수억년의 스케일을 생각해보자. 대륙은 움직이고, 환경이 변하고, 이에 적응하기 위해 생물들은 진화한다. 지금까지 엄청난 종류의 생물이 존재했지만 생물체가 탄생한 이후 대부분의 시간은 박테리아가 지배하고 있었다. 그 전에는 막과 단백질(또는 핵산)으로 이루어진 최초의 생물을 볼 수 있다. 최초의 생물마저도 없던 때에는 지구 전체가 마그마로 뒤덮여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몇십억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먼지구름 속에서 별들이 탄생하고 있다. 더 올라가면 전 우주에 퍼진 물질들이 서로 뭉치기 시작하고 있다. 과거로 갈수록 점점 우주는 뜨거워지고 전체적으로 수축한다. 마침내 광자가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지점까지 올라가게 되고 각종 입자들이 생성된다. 마침내 모든 것이 작은 점에서 폭발해서 나오는 빅뱅에 도달하...